분류 전체보기

[한식] 소갈비찜

2020. 8. 30. 12:09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117/read/30622243

 

소갈비찜;ㅎ | 음식 갤러리 | 루리웹

소갈비찜;ㅎ

bbs.ruliweb.com

소갈비, 마늘, 생강, 당근


One line: Great action, bad acting.




사족1. 볼 생각 하나도 없었는데 맥켄지 데이비스Mackenzie Davis 움짤 보고 감. 볼 게 이 사람 얼굴밖에 없다더니, 그닥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함.



사족2. 연기도 연기지만 스토리가 뭔가 매우 엉성했다.


사족3. 노력은 칭찬하지만 임팩트는 없었다.


사족3-1. 다니Dani가 여성으로서 저항군의 지도자를 낳기 때문에 중요한 게 아니라, 저항군의 지도자가 될거기 때문에 중요할 거라는 점. 근데 미래 다니의 모습이 카리스마가 없어서 설득력이 없다고 느꼈다. 미셸 로드리게스 잠깐 불러오지 그랬어. 그랬으면 바로 납득했을텐데.


사족3-2. 미래에서 보내진 보호자도 여자. 이 영화는 페미니즘 파도를 노린 영화인가? 근데 그레이스Grace 캐릭터 왜 이렇게 약하고 징징대고 싸가지없게 만들어 놨어요?



사족4. 그래서 영화가 완전 재미가 없었느냐? 그건 아닙니다. 


사족4-1. 멕켄지 데이비스 얼굴과 몸. 그게 바로 재미. 그리고 제일 멋있는 액션씬들이 초반에 멕켄지 데이비스가 보여준 씬들.




사족4-2. 사라 코너Sarah Connor로 돌아온 린다 해밀턴Linda Hamilton의 포스. 여러분, 포스입니다, 포스. 연기 말고 포스입니다. 근데 포스만으로도 볼 재미 제공. 사진 참조.




사족4-3. 액션. 긴장감.


사족5. 자존심 상하게 마지막에 "For John."이라고 할 때 살짝 움.





마지막 날.

하고 싶었던 거 세 가지: ICA 방문, 초밥 한 번 더, Wahlburgers 한 번 더.




<The 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동네 사람들! 주차비 좀 보래요!

주변에 주차할 곳이 없어서 계속 헤메이다가 시간을 너무 많이 버릴 것 같아서 유료 주차장에 갔다.

시간별? 없습니다. 29불 내고 하루 종일 주차하시죠.

나는 몇 시간만 보고 갈 건데... 하...




여기 재밌었다.

'이런 게 예술이라고?'부터 '우와!'까지.




사진 훨씬 더 많이 찍었는데 귀찮은 관계로, 패스.






<Oishii>


마지막 초밥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고민하다가--고민고민하지마, girl!--여기로 선택

가격 때문에 고민하다가 '언제 또 보스턴을 다시 오겠어?' + '오마카세로 안 먹으면 미친 가격은 안 나올거임' 합체로 결정.


거기 주변에서도 주차할 곳 못 찾아서 계속 돌았다.

비행기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시간이 딱 맞을 것 같아서 계속 더 초조해짐.

아, 진짜 주차난 정말 싫다.



항상 그렇듯이 성게알 주문. 

플레이팅 엄청 예쁨.



런치 세트였던가?

아, 그냥 감동의 맛.

진짜 맛있었다.


양념된 게 많고 소세지도 있고, 이게 대체 무슨 구성인가 했지만 이제 와서 무슨 상관이야! 이렇게 맛있는데!

내가 초딩 입맛인가? 아니야, 생선이 진짜 신선했다. 해안 도시에 온 건 이런 걸 먹으려고 온 거지.


저 사진도 이미 연어초밥을 먹고 난 후에 찍은 것 같다.

아, 감동 받으면서 먹었다.

다시 가야지.




먹고 나니 비행기 시간이 너무 임박해서 햄버거는 커녕 잘못하면 비행기 놓칠 상황.

밥 먹다가 비행기 놓치면 너무 창피하잖아.

공항까지 미친듯이 갔다.


렌트카 미친듯이 반납.

수속도 미친듯이 완료.

게이트 미친듯이 도착.


"네, 니 비행기 1시간 이륙 지연요."

"아..."


30분 후.


"요! 니 비행기 출발 3시간 늦춰짐."

"아..."


햄버거 먹을 걸.


<Vermont - Joseph Smith Birthplace>


왜 버몬트까지 갔느냐?


첫번째, 차를 빌린 게 아까웠고 아무리 돌아다녀도 기름을 다 못 쓸 걸 알았기 때문에 기름을 다 쓸만한 먼 곳을 가고 싶었다.

두번째, 그래서 뉴욕이나 가볼까 했는데 월요일에 성전에서 어떤 분이 버몬트에 조셉 스미스 생가가 있는데 몇시간이면 간다고 하셨다.

세번째, 나는 예전부터 왜인지는 모르지만 버몬트Vemont에 항상 가고 싶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출발했다.



서부는 주가 커서 몇 시간을 달려야 다른 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동부에 오니까 몇 시간을 달리면 뉴햄프셔NewHampshire를 거쳐서 버몬트까지 갈 수 있다.




아무도 없고 한적해서 좋았다.

정말 자연의 가운데 있어서 좋았다.



운전하는데 옆에 강 비스무리한 게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걸 본 적이 없어서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예뻤다.



한국의 시골이 생각났다.

영천도 생각나고, 계곡을 봤을 때는 상옥, 하옥이 생각나더라.



가는 길 중간에는 뭘 못 먹을 것 같아서 고속도로 타기 전에 식당을 찾아봤는데 이렇게 작고 허름한 식당이 나왔다.




나 말고는 다들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것 같더라.

버거랑 관자 튀김 그리고 닥터 페퍼를 시켰다.


작은 사이즈를 시켰더니 정말 작은 컵에 음료수가 담겨나왔다!

미국에서는 처음 겪은 일이다. 항상 스몰을 시키면 내 머릿속 미디엄이 나오던데..




바다가 가까우니까 관자 튀김을 판다.


처음 먹어봤다.

맛있다.

Juicy하다.

두 개까지만.


타르타르에 찍어서 열심히 먹을 수는 있는데 아무래도 좀 느끼하다.



미친듯이 운전을 해서 Boston으로 돌아왔다.

"마지막 밤이니까 최대한 많은 곳을 찍어봐야지"하고 식당만 세 군데를 골랐닼ㅋㅋㅋㅋㅋ






<Seiyo Sushi>


난 회랑 초밥을 좋아하는데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다보니 항상 아쉬웠다.

그래서 한 번 더 초밥을 먹기로 했다.


이번 칵테일은 Beehive Restaurant보다는 맛있었다.



이번에도 세트를 시키고 성게알을 추가했다.

생선 부분은 정말 맛있었는데 밥이 살짝 덜 익었는지 딱딱해서 아쉬웠다.



우버Uber를 불러서 다시 방향을 돌린다.

사람들이 그렇게 먹어야한다고 추천하던 이탈리아 음식과 Mike's Pastry.


원래 친구가 추천해줬던 The Daily Catch에 가려고 했는데 마감 시간 다 되서 식당 들어가기가 좀 그랬다.

To go로 가져갈거라서 대기가 없어보이는 리뷰 좋은 식당에서 주문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 동네가 다 이탈리아 음식점이더라.



Casarecce라는 곳에서 주문.

앉아서 보니 밖에는 다들 주차 전쟁에 주차 딱지 끊기고 난리도 아니었다.

차 안 가지고 오길 잘했어..


주문한 음식을 가지고 나와서 Mike's Pastry로.


사람 짱 많아...


저게 다 줄인데, 한 줄로 서는 게 아니라 네 줄에서 다섯 줄 정도로 서 있다.

벽에는 CASH ONLY라는 글이 붙어있다.

현금이 있어서 다행이다.





관광객도 많이 오고 현지인도 많이 오는 듯해 보였다.



이렇게 상자에 넣어서 실로 묶어준다.

나오면서 보니까 그 길에 이 집이랑 비슷한 빵집이 많아 보였다.

이 쪽은 이탈리아 식당이랑 빵집 밀집 구역인가보다.


우버Uber 또 타고 호텔로 귀환.

오는 길에 하버드Harvard 근처, 차이나타운 근처, 여기저기 돌아오는 덕분에 보스턴 구경 더 잘함.



음, 그래.

맛없어.......

내가 입맛이 이상한가......

맨 왼 쪽거만 맛있고 제일 유명한 저 종류는 맛이 없더라.



이탈리아 음식 쪽은 면이 불었고, 오른쪽 메뉴가 내가 시킨 게 아니었어서 대실망.

하지만 나는 전화해서 항의하고 환불해내라고 하는 타입이 아니라서 그냥 살짝 맛만 보고 버림.


이게 보스턴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Worcester>


Worcester에 사시는 동향 분을 만나러 가는 길에 포키Poke 집에서 점심으로 먹을 포키 3개를 사서 갔다.

물론 3인분이다. 나, 그분, 그분의 시어머니. 

왠지 이걸 안 쓰면 나 혼자 먹으려고 3개 산 것 같아섴ㅋㅋㅋㅋㅋㅋ



이야기를 엄청 했다.

정신 차려보니 저녁 시간이었다.

남편 분이 퇴근하시면서 아이와 함께 피자를 픽업해오셨다.

아, 피자와 함께 아이를 픽업하신건가.



사진으로 보면 맛없어 보이는데 맛있었다.



피자 먹고도 한참을 이야기하고, 애기 안아주기도 하고 그랬다.

더 얘기하려면 얘기할 수 있었지만 호텔에서 몇 시간 떨어진 곳이고 날이 어두워지는데 비도 오고 있어서 길을 나섰다.






<웨그먼스Wegmans>


오는 길에 웨그먼스Wegmans를 봤어서 가는 길에 들러보기로 했다.


슈퍼마켓을 뭐하러 일부러 찾아가서 보기까지 하냐고 할 수 있지만, 학교에서 수업 들을 때 워낙 여러 번 들었던 이름이라서 직접 보고 싶었다.

웨그먼스가 왜 유명한지 알고 싶으신 분은 구글에 한글로 웨그먼스라고 검색해보시면 바로 알 수 있다.

직원 우대를 너무 잘해서 슈퍼마켓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기업 평판도 및 선호도에서 상위권에 오른다.

기업문화를 논할 때는 빠지지 않고 나오고 이직률이 낮고 직원 만족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미국에서 이미지는 약간 이렇다. 학교에서도 이런 식으로 가르치고..

직원 등골 뽑아 먹는 기업 월마트WalMart vs. 우리는 직원을 사랑합니다 기업 코스트코Costco랑 웨그먼스Wegmans



갔을 때 그다지 특별하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오히려 뭔가 지저분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좀 충격이었다.

닫을 시간이 다 되어서 그런가 하고 회사 대신 내가 변명을 해주고 있었다.


나중에 유타에서 하몬스Harmon's 지점을 여러 군데 갔었는데, 직원 우대 쪽은 모르겠지만, 고급 마켓 컨셉 및 점포 셋팅 유지는 하몬스가 더 잘한다.

웨그먼스는 한 군데 밖에 못 가봤으니까 비교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하더라도 하몬스는 어느 시간에 가든 깨끗하다.




웨그먼스에서 사온 음식 및 음료.

내가 보스턴에서 어느 마트에서 연어 초밥을 사먹었던 것 같은데, 그게 웨그먼스가 아니었나?

아래는 영수증.



<Boston Temple>


It was beautiful.



시내를 돌아다니고 싶었는데 첫째 날에 하루 차를 몰아보니 시내에는 주차할 곳도 없고 주차비도 너무 비싸서 지하철을 타보기로 했다.



서울 지하철이랑 대구 지하철만 타봤던 나에게 보스턴 지하철은 너무 문화 충격이었다.

아, 그냥 너무 찝찝했다. 경험삼아 타본걸로 만족하고 이제는 우버Uber 타기로 결심.


뉴욕에 살았던 두 사람의 말에 의하면 그래도 보스턴 지하철이 뉴욕 지하철보다 깨끗하다고 한다.

뉴욕 지하철에는 쥐가 돌아다닌다고 하니... 정말 타보고 싶지 않다.






<Union Oyster House>


미국에서 제일 오래 되었다는 식당.

굴이랑 랍스터가 유명하다길래 둘 다 먹어봄.


결론은, "나는 랍스터를 좋아하지 않는다."



무슨 해산물 세트 같은 거였는데. 아, seafood sampler. 굴도, 미국 굴은 입맛에 잘 맞지 않는다.



옆에 나온 감자가 더 맛있었다.



양이 안 차는데다가, 입맛에 안 맞다니.

랍스터, 자네는 아웃일세.



혼자 먹었는데 가격도 이렇다니, 정말 아웃일세.






<Quincy Market>


걸어서 갔다.

이건 뭐 관광객 가득한 명동 느낌? 나랑은 안 맞다;;;

사실 비슷한 이유로 명동도 태어나서 두 번밖에 안 가 봄.




퀸시 마켓에서 유명하다는 클램차우더 집.



맛있었다.

그 다음은 랍스터 롤.




앞에 두 입만 맛있었고.. 음, 느끼함과 짠 기운의 합체?


퀸시 마켓에서 나와서 Public Library로 걸어가는 길.

길에서 하는 브레이크 댄스 공연도 보고, 엄청 귀여운 대형견도 보고.

날씨는 겁나 덥고, 목은 겁나 마르고.


그래서 이 레모네이드 파는 예쁜 가게를 봤을 때 홀린듯이 가서 "Take my money!" 짤처럼 되게 비싼 레모네이드를 샀다.




그런데.... 맛이 없다ㅠㅠㅠㅠㅠ



엄청 시기만 하고 단맛이 없었다.

'설탕을 안 넣어서 건강한 음료구나'라고 생각하며 마시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너무 더워서 쭉쭉 끝까지 다 마심.




걸어가다보니 Public Garden도 나옴.

1) 사람들이 다람쥐? 청솔모? 한테 뭘 먹이고 있어서 너무 귀엽고 신기했음

2) 뭔가 개가 많고 잔디에 앉기 찝찝한 느낌








<Boston Public Library>


제일 좋았던 곳 중 하나.



밖은 물론 안도 멋있고 좋았다.





이 때 쯤에는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고 있었는데 관광객이 아닌 것처럼 앉아서 편안하게 책을 읽었다.

저 열람실이 보기에는 멋있고 좋지만 (실제로 멋있다, 벽이랑 천장까지) 사실 조금만 소리내도 엄청 크게 들리고 의자 움직이는 소리도 크게 나서 되게 신경 쓰인다. 




이 그림 진짜 멋있었다. 도서관이 거의 박물관이었다.

다시 가게 되면 더 천천히 자세히 둘러보고 싶은 곳 1위.






<Beehive Restaurant>


유타에 살다가 하버드에 석박사 과정하러 가면서 보스턴으로 이사 간 친구를 만났다.

저녁 시간에 라이브 공연이 있는 식당.

음식이 다 맛있었다. 칵테일은 별로 맛이 없었다.




친구는 약혼자랑 같이 나왔는데 정말 행복해보였다.

그리고 보스턴에 몇 년을 살았지만 차를 안 샀고 우버Uber를 타고 다닌다고 했다.

나도 헤어지면서 우버Uber를 불러서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Museum of Fine Arts>


규모가 엄청나다.

입장료는 25불이었던가.

더 찬찬히 둘러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피카소랑 모네 작품도 있었고, 이집트에서 가지고 온 유물, 그리고 현대 미술 작품도 있었다.



어두운 조명에, 미라랑 유물이 가득한 방에 있으면 진짜 으스스하다.

혼자서는 그 방에 있기가 무섭다.



작품명은 Pacing.

발로 왔다갔다 한 거다.



이게 왜 그렇게 좋았나 모르겠네.



코란.

갑자기 <V for Vendetta>가 생각났다.






<Douzo Sushi>


초밥세트에 성게알을 추가했다.

초밥을 총 세 번 먹었는데 성게알은 여기가 제일 맛있었다.

소름끼치게 맛있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유타 초밥보다 신선하다고 느꼈다.










<Wahlburgers>


맛있다. 

진짜 맛있다.

In-N-Out이나 Five Guys보다 더 맛있었다.


가기 전에 한 번 더 먹고 싶었는데 못 먹었다.


제발 사업이 잘 되서 유타까지 체인점이 생기기를.





2019년 8월 19일 - 8월 23일



가서 한 일

- Wahlburgers 먹어봄

- 초밥만 세 번 먹음 (Oishii가 맛있었다. 너무 맛있어서 Google Maps - want to go 리스트에 저장함)

- Union Oyster House에서 랍스터랑 굴 먹음

- Quincy Market 가서 랍스터 롤이랑 클램차우더 먹음

(다 먹은 거밖에 없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New Hampshire 가로질러서 Vermont까지 가서 Joseph Smith Birthplace 방문

- Boston Temple 방문

- Boston Public Library에서 책 읽기

- Wegmans 방문

- Museum of Fine Arts, Boston 방문

- The 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방문
- 지하철 타 봄

- 이탈리아 음식이랑 Mike's pastry 먹어봄


하고 싶었는데 못 한 일

- 하버드랑 MIT 캠퍼스 방문

- JFK 박물관

- Isabella Stewart Gardner museum 방문

- Chinatown bakery 방문

- Wahlburger 한 번 더 먹고 싶었는데.


보스턴 여행 팁

- 절대 차 렌트하지 말고 그냥 우버Uber 타고 다닐 것 (주차할 곳 없고, 주차비 비쌈)

- 한 번 경험해 보고 싶다면 지하철 타보고, 지저분한 거 많이 못 견디는 사람이면 지하철 타지 말 것 

- Museum of Fine Arts 찬찬히 둘러보고 싶다면 시간을 하루 종일로 잡을 것

- 우버Uber 이용의 좋은 점 두 가지를 덧붙이자면, 내가 운전을 안하니까 주변 구경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우버비를 아끼려고 다른 사람과 함께 타는 옵션을 선택하면 다른 사람들 목적지로도 돌아가니까 내가 안 봤을 곳도 구경하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시간에 촉박하게 쫓기고 있다면 너무 초조해지니까 그 때는 삼가한다.


*** 나랑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라면--북적북적한 관광지보다는 천천히 둘러보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Museum of Fine Arts, The 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그리고 Boston Public Library 강력 추천.


2019년 10월 23일

2019. 10. 23. 16:41

<2분 전만 해도 22일이었는데 어느새 23일이 되었다. 11일 전만 해도 너는 살아있었는데 이제는 없다.>


오밤 중에 글을 쓰려니 내가 무슨 헛소리를, 얼마나 길게 할 지 걱정이 되면서도, 이걸 안 쓰면 내가 제대로 못 넘어갈 것 같아서, 써야겠다.


어디서부터 써야하나. 


소식은 폰에 CNN 기사 알람이 떠서 봤어. 기사가 많이 나고 나서 내가 f(x) 팬인 걸 아는 여러 사람한테서 괜찮냐고 연락이 왔어. 짧게 말하자면 아무렇지도 않기도 하고, 하나도 안 괜찮기도 해.


처음에 기사를 보고 화가 나더라. 사람들이 원망하고 있는 악플러들한테 화가 난 건 아니고, 너한테 화가 났어. 난 너를 미워했었거든. 이게 되게 복합적인 감정인데, 내가 정말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어. 이혼해서 우리 두고 간 엄마가 위험한 병에 걸려서 입원한 사진이 페북에 올라왔을 때. 그 날, 되게 화가 나면서 펑펑 울었어.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연예인인 너한테, 그런 비슷한 감정을 가졌다는게 참 웃기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하고.


함갤에는 아직 안 갔어. 후폭풍이 무서워서. 다른 애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싶지가 않더라. 


내가 처음부터 너를 미워했었던 건 아니야. 1집 때 농구 경기 하프 타임에 공연하는 니 기사 사진에 어떤 쓰레기가 쓰레기 같은 댓글을 달아놨길래 거기서 열심히 싸우기도 했어. 10년이 지났는데도 그 댓글이 생각나. 그 쓰레기는 지금도 더러운 댓글을 달면서 지내려나. 뉴질랜드 리얼리티 때 다섯이서 노는 거 보면서 진짜 좋았었는데... 


레라 끝나고 활동이 엎어지고, 니가 공개 연애를 하고, 탈퇴를 하고, 애들이 힘들게 넷이서 컴백을 해서 1위하고 울고. 너에 대한 원망이 있었지만, 그냥 '너는 니 갈 길 가고, 우리는 우리 길 가고'라고 생각했어. 니 기사는 안 읽었고 니 프로도 안 봤고 처음부터 관심 없었던 연예인 것처럼 했어. 니가 함수일 때는 <아름다운 그대에게>도 다 챙겨 보고 그랬었는데...


니가 항상 불안불안해 보이기는 했어. 한 번도 널 안 만나 본 내가 뭘 알기나 하겠냐만은, 그래도 내 눈에는 니가 항상 그래 보였어. 니 추모 글에 사람들이 다 예쁜 사진을 올리더라. 난 이 사진이 제일 좋아. 소주잔 씹어먹는 거 보면서 사실은 너는 어두운 면이 크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니가 추천하는 음악이랑 니 남친을 보면서, 뭔가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자기 우상이 섹스 피스톨즈라고 한 게 생각이 났어. 해리 포터와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간극이 큰 것처럼 f(x)의 설리와 최진리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구나. 반짝반짝하고 방긋방긋 잘 웃어야 하는 걸그룹하는 게 참 힘들겠다.



우와, 헛소리를 엄청 길게 하네.


10년, 아니면 20년이 지나면, H.O.T.나 god나 핑클처럼 다시 모여서 작게나마 뭐라도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이제 그건 안되겠구나. 뉴질랜드에 묻은 타임캡슐 찾으러 가야지, 설리야.


우와, 지금까지 안 울었었는데 이제 눈물이 나네. 역시 새벽에 이딴 거 쓰는게 아닌데.


설리야, 아니, 진리야. 너 좋아하고 사랑한 사람 많았고, 지금도 많다. 다음에는 연예인 하지 말고, 너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서 너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렴. 






<자살>


글을 미친듯이 길게 쓰게 되네요. 누구한테 얘기하는건지 모르겠는데, 다 써야겠습니다.


사실 설리 일이 있기 몇 주 전부터 종현이 생각이 났고 자살이라는 주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정리를 위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일이 터졌습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이 글은, 설리 일이 있기 전에 쓰려고 생각했던 글이란 말입니다. 제가 글 쓰는 사람도 아니고, 위에 헛소리한 것도 퇴고도 하지 않을건데, 그냥 여기는 제 공간이니까 저는 여기 주저리주저리 쓰면서 생각이나 쭉- 정리하려고 합니다.


종현이 소식을 듣고는 참 한 달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출퇴근할 때마다 종현이 노래를 들었고 울었던 것 같네요. 


그렇게 한 달을 지내면서 자살을 처음 생각하게 되는 건 위기 상황에 케이스를 열고 누를 수 있는 빨간 버튼이 보이게 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도망칠 수 있는 출구 같은 게 보이는거죠. 이제 힘들 때마다 그 쪽, 버튼 방향을 보게 됩니다. 가끔은 그 투명 케이스 위에 손을 얹고 만지작만지작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한테도 이렇게 느껴지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이렇게 느껴집니다.


정확하게 언제 처음 자살에 대해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신 차려보니 그 버튼이 있었습니다. 약 15년쯤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 버튼은 멀리 있었습니다.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습니다. 몇 년 전, 갑자기 그 버튼이 몇 걸음만 걸어가면 닿는 곳까지 왔습니다. 그 날은 아는 동생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아는 언니한테도 전화를 했습니다.


자살을 안 한 이유는 제가 교회를 다니기 때문입니다. 복음에서 위로를 많이 받아서냐고요? 물론 평소에 복음을 통해 위로를 많이 받고 신을 정말 사랑하고 심판과 내세를 굳게 믿지만, 그래서 그런 건 아닙니다. "저 집 딸이 자살했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게 싫어서 안했습니다. 동생들 혼삿길이 막힐까 그랬습니다. 내 선택을 내 가족은 이해해주겠지만, 내 가족이 내 선택 때문에 욕 먹는건 생각만해도 화나는 일이라서 도저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성격이 더러운 게 이럴 때는 참 도움이 되네요. (이제 이런 글을 썼으니, 동생들 혼삿길이 막히고 가족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수도 있겠네요. Oh, well, 어쩔 수 없죠.)


이 글을 왜 쓰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나한테 좋을 게 1도 없는 것 같은 이런 글을. 사실은 쓰는 게 아니라 토해내는 것 같습니다. 그냥 토해내야 할 것 같아서 토해내는 글입니다.


저는 참 행운아입니다. 저를 사랑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또 그걸 '알고' 있으니까요. 가끔은 그 사랑을 느낄 수 없을 때도 있고, 혼자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금방 그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 사람들과의 추억에서 많은 힘을 얻습니다. 그러면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게 거의 매일 빨간 버튼이 보여도 그 위에 단단한 케이스가 씌워져 있고 크게 위협이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꼭 알려줘야 합니다. If you love someone, you must let them know.


"알았으니까 그만해"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집요하게 알려주세요.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습니다. 말로, 눈빛으로, 행동으로, 사랑한다고 알려주세요. 완벽하지 않은 사랑이라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불완전하게 계속 사랑하면 됩니다.


누군가를 사랑해주면 자살하지 않을 거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틀렸으니까요. 주위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도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 및 정신 질환은 병이고, 사람의 감정적인 면역력을 완전 박살내니까요. (안 그러면 그 많은 부모들이 자식을, 그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를, 사랑하지 않았을까봐? 절대 그럴리 없지.)


그래도 우리는 계속 사랑하고 표현해야 합니다. 우리는 자살을 예방하려고 사랑하는 게 아니니까요. 누가 자살했다고 해서 우리 사랑이 실패한 게 아니니까요.


굳이 말하자면 자신을 위해 그 사람을 사랑하라고 하고 싶네요. 자살이든, 병이든, 자연사든, 우리는 갑자기 혹은 천천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됩니다. 그 때,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지금' 열심히 사랑해야 합니다. 후회하지 않을 나를 위해, 지금 열심히 사랑하는거죠.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년 8월 2일  (0) 2019.08.02
밤을 샜다.  (0) 2019.03.12
서러운 일  (0) 2018.04.11
블로그를 하는 두번째 이유  (0) 2018.04.10
블로그를 하는 첫번째 이유  (0) 2018.04.09

단숨에 읽었다. 오랜만에 책을 독파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겉표지를 벗기면 나오는 파란색 디자인이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종이 느낌과 무게도 완벽하다. 내용이 아니더라도 참 손에 들고 있기 즐거운 책이다.


싫어하는 일이라고 낙담하지 않고, 괴롭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재미없는 일에서 스스로 재미를 찾으면 결국 결과를 낸다. .60

일점돌파一點突破·전면전개全面展開 p.61

사면초가 상황에서는 무엇이 되었든 원활한 것을 하나 만든다. 그런 후에 옆으로 확장해간다. p.61


일점돌파의 점點은 무려 점찍을 점이다. 가게 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우리가 펜으로 찍는 점인 것이다. 갑자기 미친 듯한 집중력이 그려진다. 점 하나를 돌파하는 것이다. 


제정신을 유지하는 방법(p.190-195)이 인상적이었다. 본인의 심리 상태 파악, 말투, 눈과 귀로 소비하는 컨텐츠에 대한 주의, 자신에게서 원인 찾기, 우주 떠올리기. 미친 듯이 돌아가는 긴박한 상황에서 같이 미쳐버리지 않고 그나마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되었다.


머리말에 나오는 솔직함이 인상적이었다.


인생을 증오하지 않게 된 것은 겨우 작년쯤부터다. p.8


그리고 끝까지 솔직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 비슷하다면 비슷할 수 있는 규모의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을 봐왔고 그 사람에게서는 이런 솔직함을 느끼지 못했기에 신기하고 신선했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솔직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솔직한 척을 한다. 자신의 약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는 듯한 내용을 나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집이 있다. "내가 이렇게 솔직하고 다 까발려 놓는데 나처럼 이런 사람이 어디 있어?!"와 함께 숨겨진 의도. 


책에서 이 사람이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솔직한 척 한다거나 자기 반성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나는 오히려 이 사람이 지쳐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자신의 지난 16년을 정리하면서 훌훌 털어버리려는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 보여주기나 마케팅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쓴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꾸밈이 없다. 시원하다. 신선하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 그럴 확률이 훨씬 높다. 직접 만나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다. 미디어에 비춰지는 모습, 자신이 내놓는 모습은 이제는 믿기가 힘들다. 이 사람의 직원과 얘기해보고 싶다. "아, 그 책은 다 개소리에요."라고 말할 지, "그 정신 없는 와중에 계속 일기를 쓰고 나중에는 책까지 낸 우리 사장님을 저는 정말 존경합니다."라고 할 지 궁금하다.


-


경영서를 읽은 것 같지가 않다. 가네시오 가즈키의 소설을 한 편 읽은 것 같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읽은 것 같다. 그러니까 분명 가슴이 답답해질 때마다 이 책을 다시 읽을 거다. 항상 들고 다니는 책 목록에 추가할 책을 하나 더 찾게 되어 기쁘다.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 Never never never give up!


+ Recent posts